체크메이트! by 트리쏭 · 채워가는 추억 · 2020. 2. 28.

이놈의 유튜브, 휴대폰

본의 아니게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을 해서 예방차원에서 나도 강제백수가 되었다. 일할땐 딸아이와 놀고 싶지만 막상 집에서 놀면 딸아이와 놀아주는게 여간 힘든일이 아니다. 날이 좋아 밖에 나갈 수만 있어도 좋겠건만 코로나19 바이러스때문에 딸아이가 그렇게 좋아하는 키즈카페도 못가니 더더욱 힘든일.

집에만 갇혀 어린이집도 못가고 개학도 늦춰지고 놀지도 못하니 하루종일 붙잡고 놀려고 하는게 휴대폰 그리고 유튜브.

유튜브 이것도 중독이 어찌나 심한지. 그래서 요즘 집에서 가르치고 있는 것이 바로 체스.

 

가로 세로 각각 8줄씩 64칸의 격자로 이루어진 두뇌게임.
폰, 룩, 나이트, 비숍, 퀸의 말을 이용하여 상대방의 킹을 잡아내는 게임.

알려주고 가르쳐준게 2달전인데 이제 제법 잘한다. 사실, 나도 어디서 정식적으로 배운것이 아니라 군대에서 이등병, 일병때는 감히 꿈도 못꾸고 쌍칠, 쌍말 정도 되었을때 군대 고참에게 배웠는데 한동안 빠져서 지면서 배웠던 기억이 나는데 그때가 제일 재미있었던거 같은데 아마 딸아이가 지금 그 시기인거 같다. 

처음에 계속 지는걸 속상해 하길래 일부러 져주었더니 오히려, 그때부터 더욱 체스하자고 졸라대니 조금 귀찮. -_-;;

 

자기가 나보다 못하면서 항시 아빠보고 흑색을 하라고 함.

요즘엔 자기딴엔 유튜브도 찾아보고 엄마랑도 체스를 하면서 머리를 쓰는게 똑바로 하면 승산이 없으니 엄마, 아빠를 낚을려고 한다. 예를 들어, 폰이나 나이트를 재물(?)로 바치고 그때 아무 생각없이 그 미끼를 덥썩 물어버리면 체크메이트와 함께 내 킹은 잡혀버리고 만다. 내 딸아이지만 이런 잔머리는 어디서 배우는지. 

 

결국엔 아빠 승리...?

어딘가에 집중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체스의 장점이고 딸아이와 함께 집중하며 하나의 말을 옮길때 마다 상대방의 전략을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체스란 게임이 참 좋다. 요즘에 체스를 두면서 많이 하는 말이 '아빠가 왜 요기다가 옮겼을까?' '이렇게 두면 아빠가 다음에 뭘 둘까?' '좀 더 생각해볼까?' 라고 참을성도 창의력도 길러주는거 같아 딸과 함께 체스를 하는 시간이 소중하다.

 

나중에 더 자라면 아빠가 이길까? 딸이 이길까? 
함께 하는 시간이, 그리고 같이 있는 시간이 어색하지 않고 편안한 사이가 되면 좋겠다.